올해 2월 취업자 수가 26만명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개월 만에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대로 회복된 점이 다행”이라며 “특히 노동시장의 활기를 보여주는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와 실업자의 비율을 뜻하는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2월 62.3%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월(0.4%포인트)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나랏돈을 풀어 만든 공공 일자리 효과라는 사실이 한눈에 드러난다. 지난달 경활참가율은 한창 일할 나이인 20~40대에서 모두 하락한 반면 50대와 60세 이상만 크게 상승했다. 15~19세(9.4%)도 0.1%포인트 올랐지만 이 연령대는 전체 경활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9%에 불과해 큰 영향은 없었다.
특히 60세 이상의 경활참가율은 39.8%로 1년 전보다 1.5%포인트나 올라 지난 1월(1.8%포인트)을 제외하면 2014년 2월(1.8%포인트) 이후 5년 만에 오름폭이 가장 컸다. 정부가 올해 노인 일자리 규모를 61만개로 10만개 더 늘리고 시작 시기를 3월에서 2월로 앞당기면서 1~2월 간 이 사업의 지원자와 참가자가 각각 실업자·취업자로 잡힌 결과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까지 노인 일자리 사업에 선정돼 일을 시작한 어르신은 26만명에 가까운 규모다.
경활참가율이 0.6%포인트 오른 50대도 정부 지원을 받는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어린이집 보조교사, 노인돌보미, 간호·간병인 등 돌봄·요양 분야가 대부분인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중년 여성의 수요가 많다. 실제 지난 2월 50대 여성 경활참가율은 1.5%포인트 오른 반면 50대 남성은 0.2%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는 올해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지난해 5만6,000개에서 15만1,000개로 대폭 늘리고 관련 예산도 1조6,000억원으로 56%가량 늘려 잡았다.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최근 50대 여성의 경활참가율이 오르는 데에는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증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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