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사태와 지난해 영업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한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의 텐센트뮤직 투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급감 속에서도 160억 가량의 당기순이익 창출해 낸 원동력이 됐다. 올 1·4분기에도 영업이익 외 추가적인 이익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종가 기준 3만 6,150원이다. 지난 1월 7일 5만 800원의 주가를 기록한 이후 28%이상 급락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승리 사태 등 소속사 연예인들의 스캔들은 물론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858억 4,634만원, 영업이익 94억 8,407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자체추산하고 있다. 전년의 매출 3,498억 6,073만원, 영업이익 251억 9,782만원에 비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다만 연결당기순이익은 159억 4,494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40억원 이상 늘었다. 본업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선 부진을 겪었지만 타 법인 지분 투자에서 큰 평가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월 25일 연결기준 약 129억원을 들여 텐센트 뮤직에 투자했다. 이후 텐센트뮤직이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지분가치가 지난해 연말 기준 330억원으로 뛰었다. 약 200억원의 투자 평가 이익을 얻은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이를 금융수익으로 인식해 당기순이익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는 올 1분기에도 텐센트뮤직 투자 수익의 덕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12월 말일 기준 텐센트뮤직의 주가가 13.22달러에서 3월 현재 19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대비 45% 가량의 지분가치가 늘어난 셈이다. 투자 내용 및 조건에 따라 평가이익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지만 이달 말까지 텐센트뮤직의 주가가 유지된다면 1·4분기에도 상당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YG엔터테인먼트가 단순 지분 투자로 텐센트뮤직에 투자했다면 150억원 가량의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YG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텐센트뮤직 지분율은 0.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텐센트뮤직의 시가총액이 상승한 관계로 올 1분기에도 평가이익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론 당기순이익을 확보하더라도 영업이익이 지속 준다면 장기적으로 YG엔터테인먼트의 회사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이 기업의 성장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 자산 평가손익이 발생하더라도 해당 투자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이상 현금이 실제로 유입되는 것은 아닌 만큼 현금흐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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