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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유료방송 합산규제...딜라이브·스카이라이프 운명은

규제 재도입땐 1위 KT만 옥좨

딜라이브와 M&A 차질 빚을듯

與 내부에선 공공성 확보 차원

'스카이라이프' 지분 매각 주장

시장점유율 규제 폐지도 불투명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오는 22일 예정된 가운데 지난해 6월 일몰 이후 9개월에 걸쳐 지속된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최근 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가 잇따라 케이블TV 인수합병(M&A)에 나서는데다 KT(030200)가 위성방송을 매각해야 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주변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국회에선 일단 지난달 정부와 KT가 제출한 위성방송 공공성 강화 방안을 검토해 판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합산규제는 특정 기업 계열사들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총합이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막는 규제로 IPTV(인터넷TV)와 위성방송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을 겨냥한 것이다.





◇KT 빠진 유료방송 M&A전 = 지난 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2소위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유료방송 시장의 M&A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점이다. LGU+는 이미 CJ헬로(037560) 지분 인수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최대주주 및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각각 제출했다. SKT 역시 티브로드 합병을 공식화하고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두 IPTV 업체가 M&A를 마무리 지으면 KT계열의 유료방송 1위 자리가 위태로워 진다. LGU+와 CJ헬로의 점유율 총합은 24.43%이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점유율은 23.83%로 30.86%인 KT계열과 10% 포인트 미만의 격차로 좁혀지게 된다. 이에 더해 현대HCN·CMB 등 다른 케이블TV 업체까지 M&A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KT 역시 딜라이브와의 M&A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합산규제가 결정되기 전엔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딜라이브까지 시급한 상황에 처했다. 딜라이브는 지난달 케이블TV 업계에서 유일하게 합산규제 반대를 공식화했다. 당시 딜라이브는 “합산규제 도입으로 M&A 논의가 지연되면 7월 말 도래하는 차입금 상황 문제가 3년 전과 달리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 매각 둘러싼 동상이몽 = KT 계열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 매각도 합산규제 재도입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지난 1월 국회 과방위 회의에선 위성방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KT가 KT스카이라이프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부와 KT는 공공성 강화 방안 보고서를 제출하며 사실상 지분 매각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최근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수석전문위원은 ‘위성방송의 공공성 회복 및 공적 책임 강화 방안에 대한 평가와 제언’ 리포트를 통해 정부·KT의 입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안 위원은 과기부를 향해 “KT의 자발적 매각 추진 또는 필요한 경우 법 개정을 통한 지분 매각이 가능한데도 현재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위성방송의 공공성을 확립해야 할 담당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남북교류·협력과 관계 있는 국민연금·한국관광공사·한국무역진흥공사·한국전력·한국철도공사 등이 KT 지분을 블록딜(대량매매)로 인수하도록 해 일반주주의 피해를 없앨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국회에서 민간 기업의 매각을 강제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유료방송 점유율 자체 폐지 가능할까 = 오는 22일 과방위 소위에선 합산규제 이외에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규제 자체를 폐지하는 카드도 함께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성방송을 제외하고 IPTV와 케이블TV는 각각 시장점유율 3분의 1을 넘기지 못하도록 한 규제에 속해 있다. 과기부는 이미 합산규제뿐 아니라 시장점유율 규제를 완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합산규제 여부도 아직 결론짓지 못한 상황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시장점유율 폐지가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위원은 “시장점유율은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규제기관으로서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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