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통보의무 면제제도’가 도입된 지 6년이 됐지만 현장에서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시행된 출입국 통보의무 면제제도는 불법체류자가 범죄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할 경우 불법체류자 신분이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통보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대상이 되는 범죄유형은 형법상 살인, 상해·폭행, 과실치사, 유기·학대, 체포·감금, 협박, 약취·유인, 강간·추행, 권리행사방해, 절도·강도, 사기·공갈 등이다. 특별법상 범죄는 폭력행위등처벌법·성폭력범죄의처벌법·교통사고처리특례법·성매매알선등행위처벌법·직업안정법 등이 포함된다. 주로 생명·신체·재산 등 개인적 법익에 관한 범죄에 해당한다.
피해자가 불법체류자라 하더라도 출입국 관리사무소가 곧바로 추방하지는 않는다. 법무부는 성폭행이나 성매매 피해여성, 소송, 임금체불 등을 겪는 불법체류자에게 G-1 비자를 발급해주고 있다. 해당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최소한의 체류를 허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물론 담당 수사관들도 해당 제도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고를 접수한 수사관이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체류 신분을 통보해 추방되는 불법체류자들도 잇따르고 있다. 불법체류자들의 범죄피해 신고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이유다.
지난 2월 기준 전체 인구 대비 불법체류자 비중이 2%로 전국 평균 대비 3배나 높은 제주도는 지난달부터 제주공항 입국심사장과 출구에 배너를 설치하며 제도 홍보에 나섰다. 입국심사대에도 안내문을 비치하고 외국인들의 억울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다. 김지한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사무국장은 “불법체류자 신분 때문에 범죄피해 신고를 하지 못하면 또 다른 범죄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외국인 인권보호의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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