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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른 자만이 정장을 맞출수 있나니

삼성물산 맞춤정장 '수트서플라이'

한남동 산꼭대기·청담동 뒷골목 등

불편 마케팅으로 되레 구매욕 자극

구매전환율 70%·재구매율 30% 기록

편리함과 신속성을 추구하는 온라인 쇼핑이 대두되는 패션 시장에서 이와 반대 전략을 취하는 아날로그식 ‘청개구리’ 전략이 통했다.

21일 삼성물산 패션 부문에 따르면 맞춤정장 브랜드 ‘수트 서플라이’는 매장을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 내는 ‘불편 마케팅’ 전략을 취한 결과 재구매율 35%·구매전환율 70% 이상을 기록했다. 10명이 들어오면 7명의 고객들은 상품을 구매하고 이 중 2.5명은 다시 매장을 찾는다는 뜻이다.

이들 매장은 청담동 패션 거리를 벗어난 이면 거리, 한남동 산 꼭대기 등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전략이 오히려 조금 시간이 더 들더라도 직접 수트를 고르고 구매하는 것을 즐길 줄 아는 30대 초반 남성 고객들을 제대로 저격했다.

국내 남성 브랜드 대부분에서 여성의 구매비율이 높은 데 반해 수트 서플라이는 남성 구매 비율이 90%에 이른다.

수트 서플라이는 ‘좋은 원단으로 가성비 높은 상품을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상품 이외의 비용은 최소화한다. 유통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6주마다 새로운 상품들을 선보여 빠르게 변하는 고객들의 수요를 사로잡는다.

수트 서플라이는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 매장을 내는 임대료 등 절약한 비용으로 다양한 유통 실험을 하고 있다. 대표 매장인 한남점은 상품과 서비스를 넘어 공간 마케팅에 집중했다. ‘남성들이 기꺼이 시간을 내 찾아가는 매장’이라는 콘셉트에 따라 상품 판매 외 서비스에 공간을 할애했다. 맞춤 서비스인 ‘MTM(made to measure)’ 전문가가 매장에 상주하며 80여 개의 고급 이탈리아 원단과 16가지 핏을 바탕으로 고객 체형과 취향에 맞춰 맞춤 정장을 제작한다. 수선도 받을 수 있다.

남성들의 발길을 이끄는 건 플래그십 스토어 1, 2층에 마련된 ‘남성들만의 아지트’격인 외부 테라스 공간이다. 누구나 이곳을 찾아 미팅, 파티 등을 가질 수 있다.



나윤선 수트 서플라이 팀장은 “편안한 쇼핑 공간과 음료, 전문가들의 서비스, 완벽한 아웃핏을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이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찾아오게 만드는 비결”이라며 “찾기가 어려워선지 고객들이 한번 방문하면 대부분 3개 이상의 아이템을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수트 서플라이 한남점 1,2층에 위치한 외부 휴식공간./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수트 서플라이 한남점 외관./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수트서플라이 한남점 지하1층의 MTM 공간./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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