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추가경정예산 여부는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해 필요한 재원을 추경을 통해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홍 부총리는 ‘기초연금 인상 계획을 더 앞당겨 올해 하반기부터 기초연금을 받는 모든 어르신에게 3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유 의원의 제안에 대해 “(그렇게 할 경우 재정 소요를) 3조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재원적으로 뒷받침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완곡하게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부는 당초 계획을 2년 앞당겨 오는 4월부터 소득 하위 20% 어르신에 대해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해 지급할 예정이다.
이에 유 의원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추경 규모가 9조원 가량 된다는 점을 들어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해 2~3조원 규모의 긴급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홍 부총리는 “노인 빈곤 해소에 대해서는 기초연금뿐 아니라 노인 일자리나 여러 가지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며 “집행 상황과 우선순위를 판단해봐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추경 편성 여부를 검토하게 되면 (기초연금 조기 인상 필요성을) 포함해 검토하겠다”면서도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올리는 정부의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이라도 차질 없이 가는 것이 1차적으로 당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올해는 추경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내년부터는 근로소득세 최고세율을 70%까지 올리는 증세를 통해 재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 홍 부총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근로소득세 최고세율을 이미 지난해에 42%로 올렸고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낮지 않다”며 “근로소득세를 지난해에 올린 마당에 70%까지 올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부유세 도입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채택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로선 짚어보고 있지만 당장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실제 도입한 국가도 있고 도입했다가 문제가 있어서 철회한 국가도 있다”며 “우리 경제 현실에서 작동하려면 수용 가능성, 국민적 공감대를 다 같이 짚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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