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기대가 컸던 알츠하이머 신약 임상시험이 또 실패로 끝나며 치매 환자들의 실망감이 다시 한 번 커졌다.
21일 CNN 뉴스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Biogen)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Eisai)는 양사가 공동 개발하던 치매 신약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2상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아두카누맙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된 점에 고무돼 무려 3건의 2상 시험을 진행했지만 결국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무용성 평가’를 받았다. 바이오젠 사는 치매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임상시험에 대한 상세한 자료들을 차후 의학 학술회의에서 발표할 방침이다.
아두카누맙은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뇌 신경세포 표면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플라크)을 감소시키는 약이다. 아두카누맙의 시험은 지난 20년 동안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베타아밀로이드 가설(뇌 속 플라크가 축적돼 치매가 발병한다는 가설)’의 진위를 가리는 마지막 임상시험 중 하나로 꼽혀 왔다. 그동안 일라이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화이자, 머크, 존슨 앤드 존슨 등 대형 제약회사들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신약을 개발했지만 모두 실패해 왔던 것이다. 단 로슈사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간테네루맙’의 초기 임상시험에 실패한 후 투약량을 높여 임상시험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분위기 속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은 치매의 2대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는 타우 단백질 엉킴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웨일 코넬대학 알츠하이머병 예방 클리닉 실장 리처드 아이삭손 박사는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면서 치매는 생활습관에 의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로 진행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