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중국 현지 판매 비중이 20%가 넘는 K3의 친환경 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판매승인을 중국 당국으로부터 획득했다. 현대차(005380)도 아반떼(현지명 링동) PHEV의 승인을 앞두고 있어 판매저조에 노후공장을 폐쇄한 현대기아차(000270)의 중국 생산법인이 현지 규제에 맞춘 친환경차 체제로 전환 될 전망이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의 K3 PHEV가 중국 공업화신식화부가 정한 신에너지차 보조금 추천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K3 PHEV를 앞세워 현지 친환경 차 시장의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K3PHEV가 현지에서 친환경차 인증을 받으면서 형제 모델인 링동(아반떼) AD PHEV도 현지에서 친환경차 승인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K3와 링동 PHEV가 현지에서 본격 판매되면 중국 친환경 차 규제의 부담을 더는 한편 기술력을 앞세워 판매량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부터 중국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대거 늘리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신에너지차 의무판매·생산제도에 따라 현지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체 생산·판매량의 10%를 친환경차로 채워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현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각각 전체 판매량의 0.5%(약 4,100여대), 1.2%(4,383대)에 불과하다. 만약 올해 중국 정부가 정한 기준을 못 채우면 미달한 차량만큼 신에너지포인트(크레딧)를 다른 업체에서 구매해야 해 부담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때마침 기아차의 K3가 중국 정부에서 친환경차로 인증되면서 규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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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기대는 K3가 현지 기아차 전체 판매하는 비중을 보면 알 수 있다. 준중형 세단인 K3는 현지에서 젊은 층의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 7만 7,920대를 판매했다. 기아차가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한 차(37만 2대) 5대 가운데 1대 이상이 K3(21%)다. 인기 모델인 K3에서 연비 효율을 더 높인 PHEV가 시장에 나오면 판매량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곧 승인이 예상되는 링동 AD는 지난해 중국에서 21만 6,884대로 전체 비중이 27%가 넘는 모델이다. 링동 PHEV가 중국 당국에서 신에너지차로 인증을 받으면 현대기아차의 현지 친환경차 판매량은 급격히 늘 수 있다.
준중형급 PHEV를 중국 시장에 내놓으면서 기아차와 현대차의 주요 공장들도 친환경차와 내연기관 혼류체제로 재편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최근 소형 세단 쎄라토 등을 생산하는 옌청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2공장은 K2와 중국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 즈파오 생산에 집중하고 3공장은 K5 PHEV에 이어 K3 PHEV 등 친환경차 생산을 늘릴 전망이다. 현대차 역시 가동률이 떨어지는 베이징 1공장을 가동 중단하는 대신 2공장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PHEV에 이어 링동 AD PHEV를 생산한다. 3공장 역시 위에동 HD 전기차(EV)를 생산하고 있다. 베이징 공장이 내연기관과 친환경차를 함께 생산하는 체제로 재편되는 셈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지 규제와 미래 자동차 시대에 맞춰 친 환경차 라인업을 늘리고 판매를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박성호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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