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월간 기준 4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최근 주가연계펀드(ELF) 설정액도 늘어나면서 시장이 활기를 보이고 있다. ELS는 코스피나 홍콩H지수와 같은 주가지수, 혹은 삼성전자 등 개별 종목 주가가 일정 기간 미리 정해놓은 범위에 있을 때 약정된 수익금을 주는 구조다. ELF는 여러 개의 ELS를 펀드로 형태로 묶은 상품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낙폭이 컸던 만큼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 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예상과 함께 위험 선호 심리가 이전보다 확대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ELS 발행 금액은 약 4조4,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약 2조7,000억원 규모던 ELS 발행 금액은 올 1월 4조300만원을 기록하면서 4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꾸준히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LF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632개 ELF의 설정액(3월18일 기준)은 올 1월부터 현재까지 1,953억원이 늘어났다. 특히 근 한 달 동안 늘어난 자금만 1,284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최근 들어 EL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지지부진했던 세계 주요국의 증시가 더 이상의 급격한 추락은 힘들다는 예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지수가 올라가거나 떨어지더라도 낙폭이 크지 않아 특정 기간 동안 약정된 구간(녹인)까지 떨어져 손해를 볼 위험이 적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출시된 상품들 대다수가 현재 지수를 100이라고 봤을 때 6개월 후 9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조기상환금을 주는 구조”라면서 “하지만 지난해 증시가 많이 빠져서 조기상환 허들 자체가 낮아져 사람들의 관심이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증시가 많이 하락했지만 그 밑으로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본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단기간 내 증시의 급락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에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 선호 현상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반투자자들이 ELS와 ELF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시장 분위기가 크게 나쁘지 않다고 보는 것”이라며 “지수 상승의 가능성 있다고 해석해 위험 선호도가 예전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ELF의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뛰어난 편이다. 에프앤가이드의 집계를 보면 ELF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16.76%를 기록 중이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대안투자형’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면서 국내주식형(7.31%), 국내혼합형 (2.96%) 등과 비교해도 그 수치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출시된 ELF 펀드 상품들도 조건이 달라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출시된 상품 중 수익률 상황을 보면서 빠르게 추가 매수 및 환매할 수 있는 건 2개에 불과하다. 즉 이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은 증시 상황과 무관하게 사전에 약속된 시점까지 환매할 수 없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완기·권용민기자 kinge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