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2017년 출시한 ‘SC제일 마이줌 통장’(사진)은 상품 혜택과 마케팅이 시너지를 낸 대표 사례 중 하나다. 실제 이 상품은 판매를 시작한 지 1개월 만에 수신잔액 1조 원, 4개월 만에 수신잔액 2조 원을 돌파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SC제일은행 마케팅팀은 SC제일 마이줌 통장 출시와 함께 상품 이미지메이킹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해당 상품이 가진 이미지를 잘 소화할 배우 윤균상을 모델로 섭외했다.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젊은 층에게 자유분방하지만 바른 배우로 인식된 윤균상이 이를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어 ‘SC제일 마이줌 통장은 금리를 마이 줌(많이 준다)’‘수시 입출금인데 금리가 높은 자유로운 매력에 반하다’라는 콘셉트로 영상 시리즈를 제작해 IPTV 광고와 자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SC제일 마이줌 통장이 출시 초반부터 인기를 끌을 수 있었던 것은 마케팅 효과도 있지만 상품 자체의 혜택이 뛰어나서다. 이 통장은 온 디맨드 (On-Demand) 방식을 적용한 수시 입출금 통장으로, 고객이 연1.5%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 구간을 직접 설정하는 DIY (Do it yourself) 방식이다.
예치금은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0억원까지 고객이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자신이 설정한 금액을 유지하면 연 1.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으며 설정금액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도 연 1.0%의 금리가 적용된다. 가입자가 1,000만 원을 유지 가능한 예치금액으로 설정해 놓고 통장에 1,100만 원을 예치하면 1,000만 원에 대해서는 연 1.5%, 100만 원에 대해서는 연 1.0%의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단, 설정금액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통장을 해약하는 경우 적용 금리는 연 0.1%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이체수수료 면제 혜택도 준다.
SC제일 마이줌 통장은 고객의 실질적인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상품 구조를 설계하는 등 상품 차별화에 성공하는 한편 입출금 시장의 기반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공급자 위주의 상품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변하면서 수요자가 가격과 서비스를 결정한다는 점을 상품에 적용한 것이 통한 것이다.
주태욱 SC제일은행 리테일상품부 상무는 “최근 새로운 부동산정책이 도입되고 금융시장 내 투자환경이 잇달아 변하고 있어 여유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자신의 자금 상황에 맞춰 금액 구간을 조절하면서 유연하게 자금 운용이 가능하도록 상품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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