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1차 경제활력 대책회의에서 “우리나라 인구 감소 시점이 2016년 추계 당시 예측했던 2031년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당시 통계청은 우리나라 인구가 2031년 5,296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불과 3년 전의 정부 예측이 뒤집히는 것은 저출산 문제가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28일 2067년까지의 장래인구 특별추계를 발표하는데 여기서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점이 공개될 예정이다.
인구 감소는 시기가 관건일 뿐 감소 자체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집계됐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합계출산율이 한 명도 안 된다는 것은 여성이 사실상 평생 한 명의 아이도 안 낳는다는 의미다. 인구학 전문가들은 현재의 인구가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이 적어도 2명은 돼야 한다고 보는데 현실은 턱없이 낮은 것이다. 합계출산율 0명대는 전쟁이나 기근·전염병 같은 외부충격 없이는 나타나기 어려운 숫자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싱가포르나 마카오 같은 도시국가들의 출산율이 0명대다. 이날 통계청이 내놓은 ‘1월 인구동향’을 봐도 출생아 수는 3만300명에 그쳤다. 1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적다. 지난해 1월에 비해서는 6.2%(2,000명) 줄었다.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것은 내수시장 축소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에 따른 잠재성장률 위축, 부양 부담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 촉발 등 각종 경제·사회적 문제의 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경제부총리가 이날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성장과 고용·복지·교육·재정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밝힌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는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TF 팀장으로 하는 범정부 차원의 인구정책 TF를 다음달 중 출범시키기로 했다. 여기에는 기재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와 국책 연구기관들이 참여한다. 정부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산업구조나 국토 공간 활용, 교육, 재정 등의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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