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LL STUART, Juicy Couture, SISLEY 등 글로벌 여성브랜드의 국내 디자인실을 이끌었던 실력파 디자이너 이지안이 자신의 신규 브랜드 ‘UNKiiND’(언카인드)를 런칭했다. 런칭과 동시에 작년 10월 유럽 최대 여성복 전시회인 ‘파리 트라노이 패션 트레이드 쇼’에 서면서, 이태리의 tessabit과 farfetch 등 유수의 유럽 스탁키스트를 확보하는 한편, 한국의 현대 Fourm Studio와 중국 DW Studio 등에 입점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늘은 UNKiiND의 이지안 대표를 한남동 쇼룸에서 만나 그와 그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안녕하세요. 먼저 신규 브랜드 런칭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벌써부터 국내외에서 대표님 브랜드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표님께서 독자여러분께 대표님의 디자인철학과 경영이념 등을 편하게 소개해주시면 됩니다.
Q. 주로 글로벌 브랜드의 디자인실 실장으로서 일을 하시다가 자기 브랜드를 런칭하시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글로벌 브랜드에서의 경험은 저의 디자인 역량과 팀워크를 배양시키는 매우 훌륭한 기회였습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패션브랜드를 런칭하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미리 경험하게 했고, 또한 상대적으로 풍족한 디자인 자원과 경험많은 선배 디자이너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저의 20년 가까운 직장생활(?)에서 풀리지 않던 아쉬움은 제 아가들과 같은 제품들이 시장성과 상품성에 의해 선택되지 못하고 사장되거나 트렌드라는 이유로 제 정체성과 맞지 않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기업에 속한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갈증일 것입니다. 그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제 브랜드 런칭의 첫번째 이유입니다.
두번째로는 최근 국내 여성복 시장을 관찰하면서 제가 평소에 구상하고 있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제품군이 충분히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패션과 뷰티트렌드가 아름다움과 실용성의 조화에 그 중심을 두고 있었다면 최근에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자연스러운 자기표현으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패션의 외연이 꾸밈에서 생활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 제가 평소에 갖고 있던 패션철학이기도 합니다.
Q. 그렇다면 ‘UNKiiND’가 그와 같은 대표님의 갈증에 대한 샘물이자 패션철학의 현출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아직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못합니다. 대기업에서 나와 저의 독립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현실의 벽에 부딪힙니다. 새로운 팀을 구성하고 그들과 생각을 맞추는 과정, 과거에는 디자인에만 주력했으나 경영일선에서 필요한 마케팅, 유통, 회계 등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직은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런칭하고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국내외 시장에서 인정해주시고 선택해주셔서 모든 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Q. 말씀하신대로 ‘UNKiiND’는 런칭과 동시에 해외 유수의 패션바이어들을 스탁키스트로 확보하고, 흔히 말하는 고급 패션 유통채널에 입점했습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비결이라고 하니, 제가 벌써 대단한 성공을 이룬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그저 운이 좋았던 것뿐입니다. 다만, 업력이 오래 되다보니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의 쇼에 참가하고 경험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그 노하우가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랑을 조금하자면 2년 연속으로 파리 트라노이 쇼에서 2년 연속으로 베스트 브랜드로 선정되었습니다. 트라노이 쇼는 매년 3000여개의 참가 브랜드 중에서 15개의 브랜드를 선정하여 홍보책자에 실어주는데, 저희 ‘UNKIND’가 그 영광을 얻었네요.
Q. 더 자랑하셔도 됩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UNKiiND’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장점이라기보다는 제가 만들고, 세상과 공유하고 싶은 ‘UNKiiND’가 어떤 것인지 설명해보겠습니다. 저는 언카인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의류를 구매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향유하길 원합니다. 그 가치는 크게 3가지 정도입니다. 첫째로 나를 존중하는 스타일 셀렉이었다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그 안에 나의 라이프 스타일이 배어들어 나만의 고유한 스타일로 표현되길 바랍니다. 그 고유한 스타일 표현과 착장편의성을 고려해서 E밴드라는 언카인드만의 독특한 장치를 개발해서 한 착장으로 4~5가지의 서로 다른 느낌을 표현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그런 감각있는 느낌이 있으면서도 매일매일 손이 가는 ‘에브리데이 착장’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너무 많이 바랐나요?
Q. 마지막으로 언카인드와 대표님의 미래 계획 부탁드립니다.
글쎄요... 아직 시작단계라 너무 먼 미래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아, 이지안이 역시 괜찮은 디자이너구나.’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고, ‘언카인드는 무언가 다른 브랜드구나.’라고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욕심이 너무 많나요?
실력으로 정평이 난 디자이너답지 않은 겸손함과 소탈한 모습을 보이며 인터뷰를 마쳤다. 언카인드는 채1년도 되지 않은 브랜드답지 않은 행보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벌써 이렇게 나아가는가라고 생각되기보다는 앞으로의 성장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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