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소득 증가율보다 높아 가계부채 비율은 상승했다. 집 값을 잡겠다며 강화한 대출 규제가 부채 완화에 효력을 발휘한 것이지만 경기 침체로 취약차주의 부담은 늘어난 셈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2018년 말 1,534조 6,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5.8%로 2013년 5.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가계소득 증가율(3.9%)이 가계부채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율은 늘어났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 비율이 2017년말 159.8%에서 2018년말 162.7%(추정치)로 상승했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말 83.8%에서 2018년 말 86.1%로 늘어났다.
취약 차주의 비율도 높아졌다.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기준을 놓고 보면 부채 부담이 비교적 적은 LTI 100% 미만인 차주 비중은 전년대비 하락(51.5% → 50.4%) 했고 부채부담 수준이 크게 높은 LTI 300% 이상 차주 비중은 소폭 상승(21.1% → 21.9%)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가 비교적 대출 문턱이 낮은 비은행 대출을 선택한 탓에 가계대출 연체율은 17년말 1.38%에서 18년말 1.55%로 0.17% 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권 대출증가세 둔화 외에도 영세자영업자 및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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