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을 지나 완연한 봄이 찾아왔지만 소비시장에서는 여전히 매서운 경기불황의 한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 내수침체의 늪 속에 글로벌 경기둔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 등 ‘삼중고’에 빠진 국내 기업들에는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위기에도 언제나 기회는 찾아오는 법이다. 브랜드 경영의 세계적 권위자인 데이비드 아커 박사는 “경기불황 속에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이 커지게 된다”며 “불황기일수록 기업은 브랜드 경영에 더욱 전사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른 기업들이 움츠러드는 불황기에 오히려 마케팅 예산을 늘려 브랜드 역량을 강화한다면 반드시 보답이 돌아온다는 주장이다. 때마침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자심리지수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소비자들이 서서히 지갑을 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될 만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한다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서울경제신문이 선정한 파워브랜드 컴퍼니들은 혁신적인 기술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앞세운 ‘파워브랜드’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기업들이다. 고객이 원하는 수요와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꾸준한 소통과 교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브랜드 자산을 쌓은 기업들 모두 파워브랜드 컴퍼니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004370)의 ‘신라면 건면’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열량을 대폭 낮춘 덕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정체된 라면시장에서도 출시 40일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동원F&B(049770)의 양반죽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죽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19년째 시장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매년 4억개 이상 판매되는 롯데칠성(005300)음료의 캔커피 ‘레쓰비’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제품 리뉴얼과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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