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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현대홈쇼핑 “주가 부양 효과 있다면 자사주 매입·소각 검토”

돌턴·밸류·VIP운용 등 주총 등장…일부 안건 반대의사 밝혀

현대홈쇼핑 "자사주 매입하고 있지만 주가 부양 효과 떨어져"

표결에서 찬반 압도적 차이보여...안건 모두 원안대로 통과

28일 열린 현대홈쇼핑 정기주총




현대홈쇼핑(057050)이 정기주총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제안한 자사주 매입·소각안에 대해 주가 부양 효과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해 온 기관투자자들은 주총장을 찾아 일부 안건에 반대해 표결을 붙이기도 했지만 모두 원안대로 처리됐다. 기관투자자들은 단기적 관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자회사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 서울시 강동구 본사에서 열린 현대홈쇼핑의 제 1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등 안건들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사 선임의 건 중 정교선 대표의 재선임 안건도 포함됐다.

이날 주총에는 현대홈쇼핑에 자산 재분배를 요구한 기관투자자들도 자리했다. 미국계 장기투자가 돌턴인베스트먼트와 한국 운용사 밸류파트너스, VIP자산운용이 참석했다. 이들은 주총에 올라온 안건 일부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며 표결을 요구했다.

돌턴인베스트먼트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지난해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이 결정난 뒤 발언권을 얻어 의견을 밝혔다. 임성윤 돌턴인베스트먼트 시니어애널리스트는 “회사는 높은 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오히려 시장가치는 감소하고 있다”면서 “배당금을 소폭 올리고 있지만 이는 충분치 않고 주가를 보면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진과 이사회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며 “임원들이 연봉을 주식으로 받아 책임 경영을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간 공개 서한을 통해 언급했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필요하다고도 다시 강조했다.



이에 강찬석 현대홈쇼핑 대표는 “2년에 걸쳐 38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면서 “CJ그룹의 사례를 보면 주가 상승에 도움이 안되고 실제 자사주를 소각하면 70억~80억원의 손실나는 것으로 분석이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검토하겠지만 주식 부양효과가 있을 시 시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제3호 의안인 이사 선임의 건에선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가 총대를 맸다. 최 대표는 “홈쇼핑 회사가 왜 지난해 건자재 회사인 한화L&C를 인수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현대백화점, 현대리바트 주주가 아닌 현대홈쇼핑 주주”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사진이 현대백화점그룹이 아닌 현대홈쇼핑 주주를 위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 홈쇼핑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의사결정을 하지 않을 수 있는지 의심이 된다”고 지적했다.

제4호 의안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에 대해서는 윤종엽 밸류파트너스 대표가 발언권을 얻어 반대의사를 직접 밝혔다. 윤 대표는 “다른 투자 회사에 주주제안을 보냈는데 절반은 주주 서신만으로도 경영진과 소통이 가능했던 반면 현대홈쇼핑은 주주소통이 불가했던 최악의 회사”였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감사위원 중 재무 전문가가 부재하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대한 요구를 단기적 주가 부양효과 여부로만 판단하겠다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관투자자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돌턴인베스트먼트와 밸류파트너스, VIP자산운용의 지분율은 총 7% 수준에 불과했다. 표결에 붙인 3, 4호 의안은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회사가 승리했다. 돌턴인베스트먼트 측은 주총 결과에 대해 “처음부터 표대결에서 이기려고 한 건 아니었다”면서 “현대홈쇼핑이 주주들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윤희·임세원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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