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무제한 무료 계좌 송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금융 당국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핀테크를 육성하기 위해 은행 결제망을 개방해 간편결제 업체가 은행에 지불하는 비용을 낮추기로 했는데 이를 ‘활용’해 수익 창출에만 골몰한다는 이유에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달 3일부터 은행 계좌 송금 수수료 무료 정책을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계좌 송금은 월 10회까지만 무료로 제공되며 이후에는 건당 500원의 송금 수수료가 발생한다. 카카오페이는 간편송금 시장에서 토스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지난해 송금과 결제 등을 포함한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을 육박했다. 금융 당국은 불편한 기색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핀테크 업체의 계좌 연동 송금 시 은행에 내는 결제망 이용료는 기존 400~500원에서 10분의1 수준인 50원으로 확 낮아진다. 망 이용료가 낮아지고 10회 이후부터는 송금 수수료를 받게 되면 그만큼의 이익이 나게 되는 것이다. 금융 당국이 핀테크를 육성하려는 것은 송금이나 결제 서비스를 저비용 구조로 만들어 소비자 편익을 높이려는 것인데 되레 무료 송금을 없애고 수익 창출에만 골몰하는 것처럼 비쳐지자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카카오톡 친구송금, QR송금 등은 기존과 동일하게 횟수에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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