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내려놓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8일 박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퇴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020560)과 금호산업(002990)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으며 회장직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비상경영위원회를 운영해 그룹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 내 명망있는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박 회장이 전격적으로 퇴진을 결정하게 된 것은 최근 주력 계열사인 아사아나항공이 회계법인의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은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리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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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한 관계자는 “‘노밀 사태’ 등 지난해부터 계속됐던 박 회장과 관련된 논란에 이번 회계법인의 한정의견 사건이 겹치면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박 회장의 퇴진이 산업은행과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박 회장은 전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고 이후 퇴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께서 대주주로서 그동안 야기됐던 혼란에 대해 평소의 지론과 같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차원에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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