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생산이 꺾이면서 지난달 산업 생산이 약 6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투자와 소비도 줄면서 주요 실물지표가 모두 하락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도 사상 처음 9개월 연속 동반 내림세가 이어졌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2013년 3월(-2.1%) 이후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생산지표는 지난 1월 3개월 만에 반등(0.8%)에 성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꺾였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줄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의 경우 전달 증가세를 이끌었던 자동차(-3.2%)와 선박 등 기타운송장비(-8.0%)가 마이너스 전환하면서 2.6% 줄었다. 2017년 2월(-2.8%)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2.2%)와 전문·과학·기술(-4.3%)이 줄면서 1.1% 큰 폭 감소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그동안 성장을 이끌었던 반도체 생산이 감소했고 자동차도 좋지 않았다”며 “최근 4개월 연속 증가했던 조선업도 기저효과로 감소하는 등 제조업 전 업종에서 마이너스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10.4% 급감했다. 2013년 11월(-11.0%)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기계류 투자도 11.5% 큰 폭 줄었다. 지난해까지 투자 증가세를 홀로 이끌었던 반도체의 대규모 설비 증설이 마무리된 이후 투자 활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결과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 역시 음식료품 비내구재(-1.8%)와 승용차 등 내구재(-0.9%) 판매가 모두 줄어 전달보다 0.5% 감소했다. 김 과장은 “설 연휴를 감안해 1~2월 누계비로 보면 소매판매는 1.2% 증가했다”면서도 “소비가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한 98.7이었다.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떨어진 98.3이었다. 동행지수는 11개월, 선행지수는 9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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