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9일 중국 충칭의 SK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했다. 한국 경제의 효자 상품인 반도체가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반독점 조사까지 받게 되자 생산 현장을 격려하는 동시에 기업인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공장을 직접 방문했다.
이날 오후 이 총리가 SK하이닉스 충칭 공장을 방문하자 현장 직원들은 환호성과 함께 박수로 맞이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4억1,000만 달러를 투자해 28만3,000㎡ 규모의 부지에 충칭 1공장을 세웠고, 2017년엔 1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2공장 건설에 나섰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전공정, 충칭에서 후공정 라인을 가동 중이다.
이 총리는 이상선 SK하이닉스 제조기술부문장 부사장 등과 함께 직접 클린룸을 둘러 보고,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회사 현황을 보고 받았다. 이 총리는 이 부사장에게 “비메모리 분야에서 앞으로 어떻게 도전할 것인가”라며 질문했고, 이 부사장은 “CIS(CMOS Image Sensor)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면서 자동차 전방 후방 카메라 칩을 중심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국내 12인치 D램이나 랜드 반도체 제조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활용해 시스템 IC에 관련된 교두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총리는 또 “반도체 가격 하락이 하반기에는 멎을 것이라고 그간 전망했는데 지금도 그 전망이 유효한가”라고 물었고, 이 부사장은 “아마도 유지하거나 아마 약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우세하다”고 답했다. 다만 이 부사장은 “그 이면에는 올해 투자금액이 전년 대비 다 줄었다. 저희 뿐 아니라 해외 업체도 많이 줄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총리는 지난 1월 10일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드러낸 바 있다. 이 총리는 당시 현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메모리 반도체 1위라는 삼성의 위용이 다시 한번 발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반도체 수출 1,267억달러 달성은 누가 뭐래도 삼성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단일부품으로 1,000억달러 이상을 한 해에 수출한 것은 어떤 선진국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바로 그런 기록이 지난해 우리나라가 사상 최초 6,000억달러 수출, 세계 6위 수출국가가 되는 데 기여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때로는 부담감도 느끼지만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충칭=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