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현물 가격은 점점 상승하고 있다. 국제 금 선물가격은 지난해 9월 말부터 올해 1월 말까지 11% 가까이 올라 온스당 1,300달러 대를 기록하다 지난달과 이달 들어 다소 조정을 받아 1,29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도 3월28일 현재 그램당 금 가격은 4만7,970원으로, 이른바 ‘검은 10월’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지난해 10월 말 4만4,790원보다도 7% 높은 수준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와 달러가치 방향을 볼 때 저금리와 약달러가 금값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1,4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국내 유일의 국가 공인 금 현물 시장인 한국거래소 금시장은 지난 2014년 3월 개설 이후 현재까지 거래량이 3.4배 증가했다. 5년 동안 총 거래량은 19톤에 이르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8,630억원 규모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2014년 5.6킬로그램서 올해 19.3킬로그램으로 3배가 훌쩍 넘게 늘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2016년 7월 수급 개선을 위해 도입된 유동성 공급자(LP) 제도로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해마다 증가해 올해 15.5% 수준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금시장 성장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세금 혜택이다. KRX 금시장은 장내 거래 시 부가세가 면제된다. 다만 매수한 금을 인출할 때는 부가세 10%가 부과된다. 또한 KRX 금시장은 금거래 시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 이자소득세 등이 부과되지 않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반면 골드뱅킹이나 금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차익은 15.4%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거래수수료도 낮다. KRX 금시장의 거래수수료는 0.3%로 시중은행 골드뱅킹 수수료(1.0%)나 금 ETF(0.4~0.5%)에 비해 저렴하다.
금펀드 역시 증가세다. 국내 11개 금펀드의 설정액은 3월28일 현재 4,096억원으로, 최근 6개월 사이 425억원이 늘었다.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은 6.57%로 비교적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백금계열금속으로 ‘귀금속 투자’ 범위가 확장하고 있다. 팔라듐과 백금이 그 중심에 있다. 자동차 매연저감장치에서 사용되는 촉매인 두 금속은 유럽의 자동차 배기가스 관련 규제가 강화되자 수요가 늘어 가격이 뛰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6년 초 온스당 약 550달러였던 팔라듐 가격은 최근 1,600달러(현물 기준)까지 올랐다”며 “백금 가격도 역대 최고치인 2,300달러 보다는 낮지만 올해 올해 약 7%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자동차 촉매뿐만 아니라 장신구 수요 비중도 큰 백금은 귀금속 가운데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라며 “반면 80% 이상이 산업용으로 소비되는 팔라듐은 산업 금속인 금과 구리의 특성을 절반씩 보유한 은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팔라듐 가격이 높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백금 투자가 유효하다는 것이 황 연구원은 설명이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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