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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성장흐름 다소 완만…반도체 회복 늦춰질수도"

한은 총재 연임 1주년 기자간담회

"성장률 전망치 수정은 지켜봐야

기준금리 인하 검토할 상황 아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한국은행 제공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 “올해 1·2월 경제지표를 합해서 보면 최근 국내 경제성장 흐름이 다소 완만해졌다”며 “하지만 1월에 내놓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바꿔야 할 정도인지는 좀 더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일 한은본부에서 기자단 오찬간담회를 열고 “대외여건 변화를 감안하면 하방리스크가 조금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성장률을 2.6%로 전망했으며 이달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 총재의 발언은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여부는 좀 더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최근 2.8~2.9% 수준인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7%로 떨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경기에 대해 “하반기부터는 수요 회복에 힘입어 개선된다는 견해가 다수지만 최근 회복 시기가 늦춰지고 속도도 느려진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이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동결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 기준금리 연 1.75%는 중립금리 수준이나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며, 금융 불균형 위험 경계를 늦출 단계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경제가 아주 나빠지면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정책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전제를 붙여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서는 “역전됐다가 해소된 것을 보면 금융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을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로 보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뜻이다. 그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서도 글로벌 경기가 다소 둔화하기는 해도 침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평소 지론인 구조개혁에 대해 “어느 부분에 구조개혁의 역점을 둬야 할지는 이미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본다”면서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제고(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핀테크가 발전한 배경으로 큰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정부가 인내하고 풀어줬다는 점을 든다”고 소개하며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김능현·박형윤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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