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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진 불황 그늘]거래 끊긴 소상공인…어음교환 갈수록 뚝

■위축되는 상거래 활동





소득주도성장과 대외환경 악화로 인한 고용·투자·수출 부진 등 한국경제에 ‘다중위기’가 몰려오면서 우리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한껏 움츠러들고 있다. 짙어진 불황의 그늘에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생활밀착형 통계’에서 이런 징후들이 드러나고 있다. 지갑을 굳게 닫은 채 낮은 금리의 예금에 돈을 묻어두고 상거래 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어음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자금융통을 위해 주로 활용하는 결제수단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어음교환장수는 564만장으로 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어음교환장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5월 900만장 안팎이었던 어음교환장수는 이후 매년 하락해 최근에는 500만~600만장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일 근무제 시행 등으로 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2월 어음교환금액도 149조2,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최근 정부가 어음을 통한 결제를 축소하도록 독려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지만 상공업계에서 ‘필요악’ 같은 존재인 어음 축소는 상거래 활동의 축소를 의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의류·화장품·가구가전 소비 등이 줄다 보니 관련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거래도 끊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12월 의복·직물 신용카드 소비액은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화장품 소비도 지난해 4월부터 대부분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의류와 화장품은 경기상황과 밀접한 품목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내구재인 가전가구도 지난해 12월 들어 신용카드 결제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비자들이 경기불황에 대비해 외부활동을 최소화하고 이로 인해 상거래가 위축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소비하자니 불안…정기예금만 쌓여

■투자처 잃은 부동자금





▲경제가 위축되면 경제주체들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해 돈을 쌓아둔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정기예금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5개월 연속 10%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기예금 증가율이 5개월 연속 10% 이상 증가한 것은 지난 2012년 초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전반적인 저금리 기조로 예금의 이자수익이 줄었지만 경기불황에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투자처를 잃은 돈이 예금으로 몰리는 것이다. 한 경제전문가는 “금리가 낮으면 소비를 하거나 투자를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하지만 투자할 곳은 없고 소비를 하자니 미래가 불안해 돈을 은행에 꼬박꼬박 맡기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른바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4·4분기 통화유통속도는 0.667로 통계집계 이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화유통속도는 시중에 풀린 돈(광의의 통화·M2)가 경제 거래에 얼마나 사용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높을수록 돈이 활발히 돌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4·4분기 분모인 M2는 저금리 기조로 다소 증가했지만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4분기보다 소폭 감소하면서 통화유통속도는 하락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예금이 증가한다는 것은 돈 있는 기업이나 개인이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뜻”이라며 “대외 악재로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내수조차 떠받쳐주지 못한다는 의미여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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