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이란산 원유 도입 계약을 이달분까지만 체결하고 다음 달부터는 수입을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해 이란산 원유 도입을 예외적으로 허락한 8개 국가 중 3개 국가가 이란산 원유 도입을 하지 않고 있다며 관련 예외조치가 필요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설사 이란산 원유 수입 허가를 추가로 받는다 하더라도 일일 원유수입 쿼터량이 110만배럴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 정유화학업체 관계자는 “미국이 6개월 한시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허락했지만 5월 이후에는 원유 수입을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부터는 이란산 원유 도입을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자금 결제 및 보험 관련 문제 등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 재개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몇 달 만에 수입경로가 막히게 생겼다”며 “결국 정부의 외교력을 믿을 수밖에 없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산 원유를 도입 중인 국내 업체는 SK(034730)인천석유화학·현대오일뱅크·한화(000880)토탈 등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1월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이란산 원유 도입을 재개했으며 여타 업체도 2월부터 잇따라 수입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두 달간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039만배럴을 기록하기도 했다.
각 업체는 이란산 원유를 대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러시아나 호주·카타르 등지에서 원유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원가 부담이 높아져 가뜩이나 하방사이클에 들어선 정유화학 업종의 실적이 한층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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