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1시30분 서울 여의도에서 우버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택시를 요청하자 2분 만에 영등포구 인근에 있는 택시와 매칭이 이뤄졌다. 지난 2일 퇴근 시간과 다음날 출근 시간 등 택시 수요가 많을 때마다 연결에 실패한 뒤 세 번 만의 성공이었다. 우버택시를 운행하는 택시 기사는 “우버와 카카오(035720)택시·티맵택시를 모두 활용하고 있어 고객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점이 편리하다”며 “카카오택시·티맵택시와 달리 우버는 승객의 목적지를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특이하다”고 말했다. 이날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의 거리를 약 30분간 이용한 금액은 1만6,400원이었지만 첫 우버택시 이용자에게 주는 50% 할인 프로모션 코드를 적용해 8,200원만 결제했다. 택시 기사는 “해외에서 우버를 타본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버택시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관심을 갖는 승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카풀(승차공유)의 제한적 허용을 둘러싼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카풀 업계가 택시 업계와 손을 잡는 쪽으로 방향키를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카풀 업체의 정보기술(IT) 플랫폼에 택시를 접목한 ‘플랫폼 택시’가 새로운 서비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카카오가 지난달 타고솔루션즈와 ‘웨이고 블루’를 시작한 뒤 쏘카 자회사인 VCNC, 스타트업 차차크리에이션이 새로운 택시 서비스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2015년 일반 승차공유 서비스를 접었던 우버까지 택시 서비스를 들고 나오며 한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플랫폼 택시의 문을 먼저 연 곳은 카카오모빌리티다. 카풀 논란이 길어지면서 결국 1월18일 카풀 호출 서비스를 접은 뒤 약 두 달 만에 타고솔루션즈와 함께 택시와의 협업 모델을 들고 나왔다. 카카오와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 블루’는 카카오택시 플랫폼을 이용해 호출비 3,000원을 내면 승차거부 없이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여성 전용 택시 ‘웨이고 레이디’와 반려동물 택시 ‘웨이고 펫’, 노약자를 위한 서비스 ‘웨이고 케어’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미 업계 점유율 80%(지난해 기준)를 넘는 카카오택시에 전 세계 1위 승차공유 업체 우버가 도전장을 던졌다. 우버는 2일 우버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는 ‘우버택시’를 서울 전역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우버가 협업하는 대상은 역설적이게도 카풀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개인택시 업계다. 카풀 업계 관계자는 “카풀 합의로 월급제 등 성과를 거둔 법인택시와 달리 개인택시는 불만이 많은 상태”라며 “카풀은 하지 않되 우버 플랫폼을 개인택시에 제공해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협업 제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택시는 호출비가 없는데도 승차거부 없이 택시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우버는 이달 말까지 첫 우버택시 고객에게 50%, 상시적으로는 20% 할인을 제공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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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 규모 카풀 업체들도 ‘택시 모시기’에 나선 상황이다. 쏘카 자회사인 VCNC는 타다 플랫폼으로 고급택시를 부를 수 있는 ‘타다 프리미엄’을 4월 말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이달 말 100대를 시작으로 꾸준히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법인·개인택시들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차차크리에이션 역시 ‘착한차차’를 통해 차차택시와 고급택시 서비스를 상반기 중 시작한다.
카풀 업계가 택시와의 협업에 나선 것은 카풀과 달리 기존 업계와 상생을 이루면서 동시에 혁신에 나설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VCNC 관계자는 “택시는 택시 기사와 차량 모두 전체 모빌리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프라”라며 “모빌리티 미래를 만들어갈 때 택시 인프라와 함께 혁신해나가는 것이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우 차차크리에이션 대표도 “플랫폼 택시 서비스를 시뮬레이션해봤을 때 이쪽 업계와 택시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8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택시 시장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서는 승차공유뿐 아니라 택시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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