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는 지난 3일 일본 클리니젠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CV’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클리니젠은 영국에 본사를 둔 제약사로 특수의약품 상업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11곳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일본 클리니젠은 일본 내 ‘헌터라제 ICV’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GC녹십자는 상업화 이후 판매 수익에 대한 로열티를 받게 되며, 계약금과 마일스톤(기술료)은 양사 간 합의에 따라 비공개다.
헌터증후군은 IDS(Iduronate-2-sulfatase)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남자 어린이 10만~15만 명 중 1명 비율로 발생하며, 국내에 70여 명, 일본에는 150여 명의 환자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00여 명이 헌터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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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라제 ICV’는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새로운 방식의 제형이다. 상업화가 완료되면 뇌실 투여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의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된다.
특히 뇌실 투여방식은 헌터증후군의 미충족 수요에 대한 치료 선택지를 넓힌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GC녹십자 측은 전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뇌실 투여 방식은 약물이 뇌혈관 장벽을 투과하지 못해 지능 저하 증상을 개선하지 못하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헌터증후군 중증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실제로 일본에서 실시한 ‘헌터라제 ICV’ 임상 1/2상에서, 지능 저하를 일으키는 핵심 물질인 ‘헤파란황산’(HS, Heparan sulfate)이 많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카무라 요시카즈 일본 클리니젠 대표이사는 “이번 GC녹십자와의 제휴를 통해 일본 내 헌터증후군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게 된 점이 무엇보다 의미가 깊다”며 “이 제품이 환자들의 삶의 큰 변화를 줄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클리니젠과의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헌터라제의 가치와 경쟁력을 더욱 높이게 돼 기쁘다”며 “새로운 치료 환경과 기회를 제공해 환자들의 삶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클리니젠은 헌터증후군 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해 올해 안에 일본에 허가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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