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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처음 읽는 신영복] 각자도생 시대, 신영복이 주는 울림

이재은 지음, 헤이북스 펴냄





“머리가 이성적인 영역이라면, 가슴은 공감의 영역이다. 머리로부터 가슴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생각하라고 할 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라’고 한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잘 알려진 우리 시대의 지성 신영복(1941~2016)의 사상을 10개의 키워드로 뽑아낸 ‘처음 읽는 신영복’이 출간됐다. 인문학자인 저자가 신영복 선생 생전의 저서와 강연에서 고갱이만 뽑아냈다. 그 첫 번째인 ‘실천’에는 ‘머리에서 가슴, 발로 가는 가장 먼 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신영복은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한 곳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메뚜기에게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고 했기에 그가 강조한 ‘자유’의 시작은 갇혀있던 우물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신영복은 교도소에서 만난 목수에게서도 배움을 얻었다. 자신은 집을 그릴 때 지붕부터 그렸는데, 목수였다는 그는 주춧돌을 먼저 그리고 지붕을 맨 나중에 그렸다. 집 그리는 순서가 집 짓는 순서와 같다는 그 사실에서 신영복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쳤다.

“차이와 다양성은 그것을 존중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어야 합니다.”

책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을 가르치는 시대에 ‘더불어’ ‘여럿이 함께’ ‘공감’하고 ‘실천’하며 ‘공존’하는 법을 나직이 읊는다. 1만4,8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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