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2.6%, 2.5%, 2.1%….
올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 민간 연구기관,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전망치가 제각각이지만 수치는 점점 줄어서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비관론이 지배적이죠. 연초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중국 성장둔화 여파로 시장에는 ‘회색 코뿔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주력 산업의 수출이 악화되고 고용·투자·소비도 부진한 모습입니다.
회색 코뿔소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위기 경고음이 울리는데도 현실화하기 전까지 간과하다가 더 큰 위험에 빠지는 것을 말합니다.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장이 스위스 다보스포럼(2013년)에서 제기한 용어로, 코뿔소는 덩치가 커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지만 정작 마주치면 두려움에 때문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거나 회피하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죠.
비슷한 용어로는 그레이 스완·블랙 스완·화이트 스완도 있습니다. 그레이 스완은 시장에는 이미 알려져 있고 예측 가능한 악재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위험이 상존하는 상태를 일컫죠. 그레이 스완은 경제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줌으로써 주요 경제지표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발생해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주는 ‘블랙 스완’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경제에 미치는 파급 면에서는 그레이 스완이 블랙 스완 보다는 덜합니다. 화이트 스완은 과거 경험에 따라 예상할 수 있는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위기를 막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는 것이죠. 회색 코뿔소·그레이 스완과 비슷하지만 위험 예측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박정훈기자 jh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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