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교복과도 같은 트렌치코트가 변신하고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트렌치코트지만 남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늘면서 패션업계는 톡톡 튀는 트렌치코트로 전 연령대의 소비자를 유혹 중이다.
명품 트렌치코트의 대명사 ‘버버리’는 올해 버버리 로고를 입힌 신상품을 선뵀다. 코트를 여미면 가슴 한가운데 빨간색 또는 검정색의 ‘BURBERRY’ 로고가 완성되는 디자인이다. ‘로고플레이’를 강화한 디자인은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타임’에서도 엿보인다. 타임은 겉감은 물론 안감에까지 로고 프린팅을 새긴 트렌치코트를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보였다.
플리츠(주름) 디테일이 돋보이는 트렌치코트도 인기다. ‘마인’의 ‘플리츠 벨티드 트렌치 코트’는 왼쪽에 세로 방향의 주름이 적용돼 마치 드레스를 연상시킨다. 이 제품은 100만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한섬의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에서 일부 색상이 완판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레이디스’는 빈폴 론칭 30주년을 맞아 개발한 1989체크 패턴의 트렌치코트를 내놓았다. 이 체크 패턴은 빈폴 고유의 체크 패턴에 복고 감성을 더한 6줄의 체크 패턴이다. 원은경 빈폴레이디스 팀장은 “트렌치코트는 고가나 저가 할 것 없이 매 시즌 나오는 아이템으로 차별화 포인트가 관건”이라면서 “매년 같은 디자인의 상품이 쏟아지다 보니 디자인·소재·가격 등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빈폴레이디스는 다양한 스타일의 트렌치코트에 힘입어 올해 3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한 폭의 예술 작품 같은 트렌치코트도 등장했다. 트렌치코트의 장인 ‘준지’의 정욱준 디자이너는 최근 아시아 대표 디자이너 자격으로 참가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 갈라’에서 자개 장식을 화려하게 수놓은 트렌치코트를 공개했다. 이 검정색 트렌치코트는 카라 부분에 은빛과 푸른빛 자개 장식이 덧입혀져 독특한 한국식 트렌치코트로 변주됐다.
소재의 변화도 눈에 띈다. 한섬의 수입의류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에서는 트렌치코트에 데님 소재를 더한 ‘데님 믹스 오픈형 트렌치코트’를 판매하고 있다. 데님 특유의 캐쥬얼한 분위기는 평범한 트렌치코트에 활동적인 이미지를 불어 넣는다.
기능성을 갖춘 고어텍스 소재도 사용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에서 전개하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방수와 방풍, 투습 등 아웃도어 특유의 기능은 살리되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하는 고어텍스 3L 소재를 적용한 ‘남성 고어 3L 웨더코트’를 올봄 주력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고어텍스 3L 소재란 고어텍스 원단에 얇은 막 형태의 원단 두 개를 안팎으로 더해 하나의 원단처럼 합쳐진 것으로 투습력과 내구성이 뛰어나다. 코오롱인터스트리FnC부문 관계자는 “캐주얼룩은 물론 오피스룩으로도 적합해 기존 남성 정장 트렌치코트의 기능성과 착용감에 아쉬움을 느끼는 비즈니스맨들게 인기”라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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