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부상 없이 건강한 시즌을 보내겠다는 의미로 20승 목표까지 밝혔던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또 부상 악령에 발목을 잡혔다. 다만 석 달이나 마운드를 떠나 있어야 했던 지난해만큼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9일(한국시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을 부상자명단(IL)에 올릴 계획이다. 류현진의 빈자리는 구원투수 중 한 명을 선발로 올려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과3분의2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2대2로 맞선 2회 말 2사 후 9번 타자이자 투수 마일스 미콜라스에게 초구를 던진 뒤 몸에 이상을 느껴 벤치에 사인을 보냈고 이내 강판 됐다.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등 현지 언론은 류현진이 왼쪽 내전근(사타구니 근육) 통증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다쳤던 곳과 같은 부위다. 류현진은 당시 애리조나전에서도 2회 말에 통증을 호소했고 3개월 뒤인 지난 8월 중순 복귀해 후반기 맹활약을 펼쳤다. 또 3개월 정도의 재활 기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류현진은 “지난해와는 느낌이 무척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는 통증을 느꼈을 때 곧바로 심각한 부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는 부상을 방지하려고 마운드를 내려왔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다음 등판을 예정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등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이번이 아홉 번째 IL 등재다. 개막 3경기 만에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자유계약선수(FA) 대박 꿈에도 일단 빨간불이 켜졌다.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은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3.07의 기록으로 시즌을 일시 중단하게 됐다. 하필 메이저리그 100번째 등판에서 불운이 닥쳤다. 다저스는 3대4로 져 연승 행진을 ‘5’에서 마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