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금호타이어(073240) 회장으로 내정됐던 이대현 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막판에 회장직을 거부한 배경에는 금호타이어 대주주인 중국 더블스타의 ‘변심’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시 임기가 9개월 정도 남았던 이 전 수석부행장은 내심 2년 이상의 임기 보장을 원했지만 더블스타 측이 1년 임기에 실적을 봐가며 연장하자며 사실상 ‘퇴짜’를 놓았다는 것이다. 산은 임원들이 출자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려갈 때는 2년 임기에 플러스 1년을 더해 3년의 임기를 보장받아왔는데 이런 ‘관례’가 무시된 것이다.
태스크포스(TF)를 이끌며 매각 협상을 진두지휘해온 이 전 수석부행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도 3년 임기를 수용할 만하지만 더블스타 측은 ‘1년’을 고집하면서 이 전 수석부행장도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반발로 이 전 수석부행장의 더블스타행이 좌절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내면에는 더블스타의 고집이 자리한 것이다. 실제 더블스타는 7,000억원의 자금을 들여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만큼 산은의 눈치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는 본심이 발동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산은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재무와 인수합병(M&A) 전략에 능했던 이 전 수석부행장에 대해 더블스타의 박한 평가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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