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엄청난 규모의 미국 군사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화법일 수도 있지만 실제 한미 간 물밑 대화가 오갔을 수 있다.
정확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가 미국산 무기를 대량 수입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는 미국산 무기의 제3위 수입국이다. 최근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연감’의 ‘미국 2008~2017년 무기수출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이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에 106억3,900만달러로 가장 많은 무기를 판매했고 호주에 72억7,900만달러, 한국에 67억3,100만달러를 수출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최근 F-35A 스텔스전투기 40대를 도입한 데 이어 20대를 추가 구매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해상초계기 포세이돈(P-8A) 구매도 결정했다. 정부는 미국에서 지상감시정찰기인 ‘조인트스타스’, 해상작전헬기 MH-60R(시호크), SM-3 함대공미사일 등을 도입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10조원 이상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11월 한미정상회담 때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주문할 것이며 이미 승인이 난 것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군사장비를 구매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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