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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성공창업, 상권을 보라]'낭만적 창업'의 위험에 대해

이정훈 주체적삶연구소 소장

행복한 창업, 안정적 수익 있어야 가능

최악 상황까지 사업 타당성 검토해야

이정훈 주체적삶연구소 소장 (‘내 가게로 퇴근합니다’ 저자)




“‘적게 벌고 적게 일하겠다’는 다짐이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버는’ 현실에 압도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출간된 송은정 작가의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에 나온 글이다. 자신의 글을 쓰면서 좋아하는 책을 팔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서점을 창업했던 저자의 경험을 책으로 썼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서점은 경영상의 이유로 2년 만에 폐업했다.

창업을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이미 사업에 실패한 사람 중에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많다. ‘큰돈을 벌지는 못하더라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을 것’,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창업에 도전하는 경우다. 고된 업무와 조직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직장인의 창업이라면 이런 ‘낭만적 동기’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창업의 동기가 막연한 동경으로 시작되었으니 사업 계획도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기대하는 수익을 얻기 위해 어느 정도의 매출이 필요한지, 투자한 자본의 회수가 언제쯤 끝날 것인지도 계산해 보지 않은 채 섣부른 창업을 시작하고 만다.

처음부터 욕심을 크게 내서 무리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문제지만 ‘내 인건비 정도라도 벌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도 실패를 부르는 원인이다. 하루 종일 매장을 지키고도 버는 돈이 고작 자신의 인건비 수준이라면 굳이 장사를 시작할 이유가 없다. 적지 않은 투자 자본과 급여 소득의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사업은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다.



작은 카페나 식당을 창업하는데도 수천만 원의 투자비용이 드는데 자신이 투자한 돈을 회수하는 데에만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기대했던 것과 다른 자영업자의 힘든 일상을 실감하는 순간에 이르러 월급보다 적은 수입을 위해 이 장사를 계속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창업을 통해 일과 삶의 새로운 변화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창업의 목표를 분명하게 세워야 한다. ‘수입은 다소 줄더라도 행복할 것이다’와 같은 애매한 기대도 금물이다. 생계를 위한 최소 수준의 기대수익은 물론 자신이 투입할 노동의 수준까지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다음으로는 필요한 투자자본과 인생의 기회비용에 부합하는 적정 수익이 가능한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행복한 삶’과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도 안정적 수익이 발생해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매출과 비용을 계산해 수익성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이고 계획이 실제와 다를 경우를 대비한 최악의 상황까지도 사업 타당성 검토를 통해 살펴봐야 한다.

훌륭한 기업은 작은 투자에도 많은 직원을 투입해 꼼꼼히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투자목표를 선명하게 설정한다. 하물며 한 번의 실패로도 많은 비용과 시간을 허비할 수 있는 개인 창업에서 감성적 동기와 막연한 기대로 창업을 결심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도 어리석은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할 것’, ‘수입은 적지만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과 같은 창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대박 창업을 보장한다’는 허황된 광고만큼이나 위험한 발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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