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001040)올리브영이 중국법인의 장부가액을 0원으로 낮췄다. 사업을 영위함으로서 창출할 수 있는 미래 현금흐름이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란 의미로 풀이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해 종속기업인 올리브영 중국법인 장부가격을 176억 3,844만원에서 0원으로 전액 손상차손 처리했다. 종속기업 손상차손은 실적부진 등으로 기업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낮아질 경우 장부상 기업 가치를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CJ올리브영은 중국사업을 위해 지난 2014년 CJ올리브영(상하이) 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지분 100%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2015년 48억원, 2016년 32억 7,000만원, 2017년 48억 6,900만원을 현금출자해 2017년 말 기준 중국법인의 장부가격은 176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중국법인의 영업적자가 누적되면서 본사의 현금출자를 모두 깎아 먹었다. 2016년 33억원, 2017년 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86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 누적으로 자본총계가 -5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CJ올리브영은 실적부진과 일부 매장 폐점 등 중국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시장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CJ올리브영이 고려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의 비즈니스 모델(BM)은 크게 2가지다. 우선 국내에서와 같이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헬스앤 뷰티 사업 특성 상 오프라인 매장 확충 초기 물류비용 등으로 영업적자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일정 매장 이상의 인프라가 구축되면 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 두 번째 방안으로 ‘온라인+체험형 매장’ 강화 전략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권이 좋은 요충지에 체험형 매장을 열고 상품 판매는 온라인 위주로 진행하는 방법이다.
CJ올리브영의 중국 사업의 성공 여부는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업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올리브영 미국 및 뉴욕 법인을 신규출자를 통해 설립했다. 구체적인 미국시장 BM 전략을 수립하지는 못한 상태에서 중국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진출 노하우, 비즈니스 모델 확보 측면에서 미국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제법 많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재현 CJ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장녀인 이경후 CJENM 상무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각 17.97%와 6.91%, 이 회장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14.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중국·미국 등 해외시장으로 사업이 확대 된다면 승계자금 확보 등 여러 측면에서 오너가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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