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가 임박하며 올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발행어음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KB증권이 예정대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게 되면 당장 다음달부터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간 발행어음 시장을 둔 치열한 삼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위원회를 열고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을 논의했다. 이날 증선위에서 통과된 안건은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위 결과에 따라 최종확정된다. 증선위는 이날 회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통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후 2주 만에 발행어음 상품을 내놓은 한국투자증권이나 NH투자증권 사례에 비춰 KB증권이 다음달 중에는 발행어음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 가운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찍어낼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발행어음 관련 순이자마진(NIM)을 2% 내외로 보고 있다. 발행어음을 4조원가량 찍어낼 경우 연 800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발행어음 인가를 얻게 될 경우 확실한 수익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KB증권의 가세로 금융당국의 한투증권 징계 심의 등으로 잠시 식었던 발행어음 시장도 다시금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투증권은 4조4,537억원, NH증권은 5조538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4조2,000억원, 1조8,000억원가량의 발행어음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한투증권이 올해 자사 발행어음 규모를 6조원으로 예고하는 등 두 증권사 모두 발행어음 판매를 확대하며 현재 업계에서는 연초보다 1조원가량 잔액이 늘었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자기자본 4조3,770억원인 KB증권이 인가를 받을 경우 최대 자기자본의 2배인 8조7,910억원을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KB증권이 가세할 경우 연내 발행어음 시장 10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로 수장이 된 김성현·박정림 공동대표도 발행어음 인가로 기분 좋게 경영 행보를 본격화하게 됐다. KB증권은 초대형 IB 태스크포스(TF)에서 자체개발한 기존 상품보다 경쟁력 있는 발행어음을 내놓는다는 방침이어서 한투와 NH, KB 3사 간 시장 경쟁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주 공략층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금리 발행어음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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