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급자 10명 중 6명은 지급받은 국민연금 전액을 생활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 시절 소비 수준을 유지하는 비율은 0.6%에 그쳤고 보유 금융자산의 소진 예상 시기도 평균 82세 정도로 노후준비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국내 국민연금 수급자의 은퇴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국민연금 수급자(65~74세) 650명의 노후생활비용은 월평균 210만원이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소 노후생활비용(183만원)보다는 많았지만 여가활동비 등을 포함한 적정 생활비용(264만원)에는 크게 미달했다.
보유 금융자산의 소진 예상 시기는 평균 82세 정도로 노후자금 여력이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녀가 없는 경우 금융자산 소진 시기는 76세로 더 빨라졌고 향후 추가적인 자금원 마련에 대해서도 아예 없다(52.6%)거나 자녀의 부양을 기대한다(33.8%)고 응답했다.
현역 시절의 씀씀이를 유지하는 고령자는 0.6%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48.6%는 현역 시절 소비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고 30% 미만이라는 응답자도 15.8%나 됐다.
고령자들에게 은퇴는 계층 하락을 의미했다. 은퇴 전 스스로가 상류층이라고 생각했던 10명 중 9명이 계층이 하락했다고 답했는데 특히 6.3%는 상류층에서 저소득층으로 급전직하했다고 인식했다.
수급자들의 생활비 중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에 불과했고 수급자의 61.5%는 연금 전액을 생활비로 쓴다고 답했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42.3%인 수급자의 소득활동 참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제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아실현을 통한 감성적 충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차주필 KEB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장은 “국민연금 수급자의 소비생활과 노후자금 운용에 대한 실태를 파악한 만큼 연령별ㆍ소득계층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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