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 위치한 물류센터를 약 1,300억원에 인수했다. 블랙스톤은 지난 2016년 국내 물류센터에 처음으로 투자한 후 잇달아 물류센터를 사들이며 물류센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늘자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최근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인천 경인아라뱃길에 있는 물류단지 2개 동(棟)을 약 1,300억원에 인수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조성하는 사모형 부동산 펀드에 블랙스톤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양사는 최근 인수대금에 대한 잔금 납입까지 완료했다. 물류센터 개발에서부터 매각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 영국계 PEF 운용사 ‘액티스(Actis)코리아’는 이번 매매를 통해 20%에 이르는 내부수익률(IRR)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은 서울과 가깝고 대형 물류센터 개발이 가능해 물류기업들이 관심을 보였던 곳이다. 블랙스톤이 이번에 인수한 물류센터도 대지면적 8만5,600㎡에 이르는 대형 물류기지로 현재 쿠팡 등이 임대차계약을 맺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데다 도심 대형 오피스빌딩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어 대형 PEF 운용사들이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블랙스톤은 2016년 경기 안성과 용인의 물류센터 2곳을 인수한 뒤 2017년 이천 물류센터에 약 700억원을 투자했고 이번에는 투자 규모를 2배가량 늘렸다.
블랙스톤과 함께 세계 3대 PEF 운용사로 꼽히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지난해 인천 석남동 SK인천석유화학용지에 총 사업비 3,000억원을 들여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IB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물류센터 등 국내외 기관들이 선호하는 자산을 개발해 안정적 수익을 내도록 한 뒤 매각하는 투자 전략이 앞으로 더욱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일범·고병기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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