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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금융전략포럼]더블다운 베팅 전략은

■이성용 신한미래전략 硏 대표

△지배구조 안정화 △금융수출 △인재육성 △핀테크 제시

"정부 결단·장기 비전 등 필요"





“블랙잭에서 돈을 따려면 ‘더블다운(블랙잭에서 판 돈을 두 배로 올리는 것)’을 잘해야 하고, 골프에서는 ‘배판(내기 금액을 두 배로 올리는 경우)’을 잘해야 합니다.”

24일 제16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주제 강연자로 나선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가 ‘한국금융의 미래를 위한 제언-더블다운 전략’이라는 강연 주제를 띄우며 더블다운·배판 따위의 단어를 언급하자 청중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더블다운은 블랙잭에서 플레이어가 이길 확률이 높을 때 판 돈을 두 배로 올리는 것으로 내기 골프에서 다음 홀로 배당을 늦춰 상금 규모를 키우는, 이른바 ‘배판’과 유사하다.

이 대표는 “필름 카메라 시대 1등 기업이었지만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지 못했던 코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금융사들이 네 가지 부문에서 더블다운 전략을 짜야 한다”며 △기업설명회(IR)와 지배구조 △금융수출 △금융교육·인재육성 △핀테크 등 네 가지 베팅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첫 번째로 베팅해야 하는 부문은 지배구조 안정화다. 글로벌 금융사들에 비해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저평가된 가장 큰 이유로 이 대표는 짧은 임기를 꼽았다. 평균 임기가 31개월에 그치는 국내 시중은행장들에 비해 일본(50개월), 미국(69개월) 등은 4~5년 이상의 재임기간을 보장받으며 장기 성장전략을 짜고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자산 비중이 90%에 달하는 지나친 자산 편중 역시 저평가 요인이다. 이 대표는 “HSBC(67%), BBVA(67%) 등 글로벌 은행에 비해 신한(14%), 하나(14%), KB(4%) 등의 해외 자산 비중은 지나치게 미미한데다 이마저도 동남아시아 편중이 심각하다”며 “특히 글로벌 수익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경험과 어학 실력을 갖춘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핀테크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더블다운 전략은 ①선제공격 ②인수 ③파트너십 ④서비스 다양화 ⑤공생 등 다섯 가지가 제시됐다. 이 대표는 “이 중 국내 기업들은 ②~⑤번에만 집중하는데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뛰어들지 못한 것과 유사하다”며 “선제공격을 해야 진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네 가지 더블다운 전략은 정부의 과감한 결단, 사회와 언론의 끊임없는 관심, 장기적 비전을 실행하는 금융사, 핀테크가 합심해야 가능하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대한민국이 돈을 벌려면 돈으로 돈을 버는 금융을 키워야 하고 이것만이 유일하게 중국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배판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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