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생산실적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고령화에 따라 국내 수요도 계속 증가하면서 의료기기 생산에 날개를 달아준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생산실적이 6조5,111억원으로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5조8,232억원을 기록했던 2017년보다 11.8%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간 의료기기 생산실적은 평균 9.0%로 급성장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연도별 의료기기 생산실적은 △2014년 4조6,048억원 △2015년 5조16억원 △2016년 5조6,031억원으로 증가세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생산 증가율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7%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6조8,179억원으로 전년보다 10.0%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도 8.1%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치과용임플란트 생산이 1조731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범용초음파영상진단장치(5,247억원), 성형용 필러(2,271억원) 순이었다. 식약처는 치과용임플란트 생산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인구 고령화와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치과용임플란트의 건강보험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70세 이상만 적용되던 것에서 2016년 7월부터 65세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치과용임플란트 시술건수는 2016년 48만5,365건에서 지난해 65만115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조업체별로는 오스템임플란트(주)(8,738억원), 삼성메디슨(주)(3,056억원), ㈜덴티움 용인공장(1,721억원) 순이었고, 상위 10개사가 전체 생산의 31.6%(2조545억원)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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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수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의료기기 수출액은 3조9,723억원으로 2017년 대비 11.0% 늘었고, 수입은 4조2,791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적자는 3,067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8.1%에 줄었다. 수출이 가장 많았던 품목은 범용초음파영상진단장치(6,467억원)이었으며, 이어 치과용임플란트(2,718억원), 성형용 필러(2,341억원) 순이었다. 특히 수출 상위 30개 품목 중 전년 대비 수출이 크게 늘어난 품목은 에이즈, B형·C형 간염 등 면역검사시약으로 2017년 499억원 대비 955억원으로 무려 91.3%의 증가를 보였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UN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에이즈감염 사례가 연간 40%씩 증가하고 있다. 또 혈당측정지등 체외진단용시약도 5,219억원으로 2017년 대비 29.7% 증가했고, 치과용임플란트 수출액도 2,718억원으로 2017년 대비 18.4% 늘었다. 국가별 수출액은 미국 6,807억원, 중국 6,213억원, 독일 2,829억원 순으로 나타났고, 수출 상위 15개 국가 가운데 2017년 대비 수출 증가율이 큰 국가는 이집트, 이란 순이었다. 업체별로는 한국지이초음파(유) 2,992억원, 삼성메디슨(주) 2,704억원, (주)에스디 2,135억원 순으로 수출액이 높았고, 상위 10개사가 전체 수출의 35.9%인 1조4,245억원을 차지했다.
다만 자기공명영상(MRI) 등 기술력이 높은 의료기기의 수입 의존도는 여전히 높아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해 상위 상위 10대 수입품목의 수입액은 총 8,981억원으로 전체의 21.0%를 차지하며, 1위는 매일착용소프트콘택트렌즈(1,688억원), 2위는 관상동맥용스텐트(1,124억원), 3위는 MRI 촬영장치(1,028억원) 순이었다. 식약처는 상위 10위 품목 중 다초점인공수정체의 수입액이 568억원으로 증가율이 105.8%를 기록했다며, 이는 백내장 수술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료기기 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정 등을 통해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우수한 의료기기의 신속한 제품화를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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