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 입찰과 관련해 계룡건설의 우선 협상 대상자 지위가 박탈될 전망이다. 감사원이 입찰 과정을 총괄한 조달청의 업무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 별관 건설이라는 상징성 높은 사업은 재입찰을 실시하거나 2순위인 삼성물산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감사원은 30일 ‘조달청의 예정가격 초과입찰 관련 공익감사청구’ 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공익감사는 361명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것이다.
조달청은 지난 2017년 12월 총예산 3,600억원의 한은 통합별관에 대한 공사입찰에서 예정가격을 초과해 응찰한 계룡건설을 낙찰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계룡건설이 입찰한 금액이 예정가격을 초과하고, 차순위인 삼성물산과의 입찰평가금액 차이가 4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조달청은 당시 실시설계 기술제안압찰의 경우 예정가격 초과 입찰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계룡건설을 낙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조달청이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 없이 입찰을 진행했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입찰 과정에서 이의신청, 입찰기준·집행 등 업무를 부당처리한 관련자 4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입찰 진행 중인 한은 통합별관 건축공사 등 3건에 대해서는 국가계약법의 취지, 예산 낭비 여부, 계약당사자의 책임 정도, 입찰의 공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리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계룡건설을 우선 협상자로 선정한 입찰 과정 자체가 잘못됐다는게 감사원의 취지로 보인다”며 “조달청으로서는 입찰을 다시 실시하든지, 차순위자인 삼성물산을 선정하든지 결정을 내려야 할 듯 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별관이라는 상징성에다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일감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재입찰시 다수의 건설사들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당초 창립 70주년인 내년 상반기까지 통합별관 공사를 마치고 입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입찰에 대한 논란으로 공사착공이 늦어지면서 완공목표 시기도 2021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nhkimch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