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국내 기업의 생산성 제고 방향을 중점 연구 과제로 삼았다고 밝혔다. 노동시장과 정부 규제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한은의 입장을 내놓겠다는 뜻이다. 평소 이 총재가 구조개혁을 강조해 왔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문제 삼았던 만큼 한은이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목소리를 낼 지가 관심사다.
이 총재는 1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피지 난디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평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 해 ‘한은사(寺)’라는 별명으로 불려 왔다. 사찰처럼 조용하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저희의 말이 다른 뜻으로 해석 돼 전달되는 것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은사라는 비판을 고려해)올해에는 생산성 향상과 관련한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소동 시장에 대한 연구라든가, 규제 완화를 다 포함하는 연구가 될 것”이라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은 어떻게 해야하고, 규제는 어떻게 해야하느냐가 포함된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구조개혁을 소신처럼 밝혀왔던 만큼 ‘좀비기업’의 청산 등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가 연구 결과에 담길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피지난디=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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