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분기부터는 수출과 투자 모두 회복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 쇼크에 원달러 환울이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국내 경제에 대한 펀더멘털 우려는 없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 총재는 “기준 금리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기존의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1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피지 난디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해 “전반적으로 정부의 재정지출도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수출과 투자 부진 역시 완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성장률도 높아지지 않겠냐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부터는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민간 연구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까지 낮춘 데 대해 “민간에서는 1·4분기 성장률을 크게 의식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것”이라며 “2·4분기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 둔화 우려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선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감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1·4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1,168원까지 오른 바 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 배당 수요가 4월에 집중됐고 GDP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환율에 반영됐다”면서도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과 외화차입 가산 금리 등 외환 건전성 지표가 상당히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환율 상승이 일시적 요인으로 ‘셀 코리아(Sell Korea)’와 같은 대규모 자금 유출 우려는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총재는 환율 상승으로 수출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원론적인 분석에 대해선 “한국 수출 제품은 고품질 제품으로 가격 보다는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환율이 몇십원 올랐다고 해도 수출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이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드러냈다. 그는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요인이고 물가상승률도 하반기에 1%대로 올라설 전망”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이미 높은 부채에 대한 경고음이 울린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안정 상황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피지난디=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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