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포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일각에서는 ‘중간선거용’으로 분석했다. 틀렸다. 대화와 타협으로 조기 종결될 것이라는 것은 희망 사항일 뿐 진짜 ‘전쟁’은 이제 막 시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쓴 ‘미중 전쟁의 승자,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는 이번 미·중간 무역전쟁에 대해 ‘경쟁적 협력’의 시대는 가고 ‘대립과 갈등’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담았다. 중국이 시장경제체제로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협력을 모색한 것이 과거 미국이었다면, 이번 전쟁은 단순히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강력해지기 전에 기세를 꺾으려 작심하고 시작한 미국의 ‘중국 봉쇄령’이라는 분석이다.
저자는 지난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은 자국에서 조립한 제품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한 미국을 발판 삼아 ‘세계의 공장’으로 우뚝 섰다. 뒤늦게 트럼프는 쇠퇴해가는 제조업 대국의 명성을 되찾고자 무역전쟁을 선언했지만 쉽지 않은 싸움이다. 중국도 경기 하강 국면이라 내수만으로는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 미국이 중국을 다시 개혁·개방으로 끌어낼지, 중국이 미국의 봉쇄를 뚫고 기술 굴기를 이룰지는 이 책도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저자는 “미국과 중국이 타협하더라도 휴전일 뿐 종전이 아니다”라고 예측하며 그들 사이에 낀 한국 경제의 통상이 흔들리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1만6,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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