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사업자에 의해 제공된 특정 네트워크에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이 얹어지고 이를 소비자가 시공간에 제약 없이 소비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말한다. 구글이나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같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콘텐츠를 소비하는 네트워크 서비스는 모두 플랫폼 비즈니스에 속한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사업자가 제품 또는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 그룹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 그룹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 기본이다. 따라서 거래비용이 절감되고 다양한 사업기회가 생겨날 수 있다. 반면 개인 맞춤형 광고나 사용자 행동 예측 등 소위 감시로 획득한 데이터를 수익으로 창출하는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에 대한 우려 또한 크다.
이러한 우려의 해결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해킹 등에 따른 복제 및 위조방지를 위한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이 기술에 기반한 정보는 임의로 변경이 불가능해 거래의 신뢰성이 높고 정보 추적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블록체인은 금융·의료·무역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발간한 블록체인 파급효과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7년 전 세계 총생산(GDP)의 10%인 약 8조달러가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페이스북·구글·IBM 등 대형 글로벌 기업들도 이 생태계 안에서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신형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보안기술과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하는 등 기술의 대중화에 일조하는 모양새다. 이 외에도 국내외 유수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블록체인 플랫폼 시장에 본격 가세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던 것처럼 앞으로 블록체인이 또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지난 1970년대 데스크톱 PC의 등장, 1990년대 인터넷의 등장, 2000년대 스마트폰의 등장 등이 그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밀레니엄의 시작에 있었던 닷컴버블 붕괴의 기억도 잊지 않아야 한다. 1990년대 중·후반 대한민국 닷컴 열풍은 닷컴버블로 막을 내리며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겨줬다.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런던증권거래소를 포함해 여러 기업과 기관들의 블록체인 분야 투자금이 24억달러(약 2조 7,9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다섯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기술 진보의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미래의 대세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이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모든 투자에는 기회와 위험이라는 양면성이 존재하듯 여러 위험요소도 존재한다. 지금은 위험을 고려하며 블록체인이 바꿀 미래와 그것이 줄 투자 기회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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