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선출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이미 20여명의 후보가 자천타천 하마평에 오를 정도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신재민 전 사무관 폭로 사건 이후 금융당국이 민간협회장 인사 개입을 꺼리면서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 때처럼 관료와 민간 출신의 대결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개최 일정을 확정한다. 협회는 이후 15일부터 열흘간 후보자 지원을 받은 뒤 다음달 초 열리는 회추위에서 차기 회장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회추위는 전업 카드사 최고경영자(CEO) 8명, 캐피털사 CEO 7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협회는 회추위 첫 회의에서 단수 후보를 추천해왔지만 이번에는 첫 회의에서 쇼트리스트(압축 후보군)를 정하고 한 차례 회의를 더 열어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거가 민과 관의 대결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김교식(사진) 전 여성가족부 차관과 김성진 KOTRA 외국인투자옴부즈만(전 조달청장),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최규연 전 조달청장, 이기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행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홍보관리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기획재정부 기조실장 등을 지내고 아시아신탁 회장을 맡는 등 관료 출신이지만 민간 경험도 있어 강점으로 꼽힌다.
민간에서는 임유(사진) 전 여신협회 상무와 박지우 전 KB캐피탈 사장, 서준희 전 비씨카드 사장, 유구현 전 우리카드 사장, 정수진·정해붕 전 하나카드 사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이 호남 인데다 청와대 행정관 경험이 있는 임 전 상무가 정치권과 금융권의 두터운 인맥을 통해 물밑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 때처럼 당국의 불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과 관 출신 간 치열한 막판 경합이 예상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 초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당시에도 7명이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며 막판에 민관 대결 구도로 압축됐다”면서 “금융당국이 입김을 넣기 어려워지면서 다수의 후보자가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1대째인 김덕수 여신협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15일까지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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