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기술에 가치를 더하는 중소벤처기업의 넘버1 혁신성장 파트너’라는 새 비전을 선포하고 각종 중소벤처 지원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가장 세심하게 다루는 업무는 ‘예비유니콘특별보증’이다. 최근 벤처캐피털과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제도를 알리고 있다. 조규대 기보 전무는 “지금까지 벤처기업을 위한 정부 정책보증의 72%가 창업에 지원됐는데 최근 국내외 벤처 생태계의 방향이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뿌려주기식이 아니라 차별적인 기업을 선택해 집중지원하는 방식으로 유니콘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조 전무는 “스케일업에는 대규모 자금이 수반되는데 외부자금을 받으면 경영권 방어에 부담이 되는 만큼 기보의 지원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기보의 예비유니콘 선정은 후속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보는 최근 중소벤처기업 보증 제공을 벗어나 직접투자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모델만 있는 초기기업, 지방기업 등 민간투자가 어려운 기업을 중점지원한다. 백경호 이사는 “지방 벤처도 투자 문제 때문에 서울로 올라오고는 한다”면서 “지방기업 투자를 통해 지방의 기업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 이사는 또 “유망 벤처기업의 구주를 적극 인수하는 등 민간투자의 엑시트(exit)를 도와주는 방식으로도 벤처투자 선순환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기보는 기술이전과 기술보호를 통해서도 벤처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다.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기술 중 기업이 필요한 것을 중계해주는 ‘테크 브리지’ 사업과 중소기업 기술보호 시스템인 ‘테크 세이프’가 대표적이다. 곽영철 이사는 “기술이전과 기술보호가 혁신성장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면서 “지난 2014년 이후 2,043건의 기술이전을 중계했고 기술보호 종합지원기관의 역할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기보의 사업 중 ‘쉬운 창업’이 아닌 ‘기술창업’을 중점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대학의 연구인력과 정부 출연 연구소의 연구원, 대기업 연구원 퇴직자 등의 창업을 돕는 ‘테크밸리’ 사업이다. 김영춘 이사는 “사업을 설계할 때 이스라엘 기술기업의 사례를 많이 참고했다”면서 “전문인력들의 기술창업을 유도해 이들 기업이 나중에 스타 기업이 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기보는 다양한 정책과제를 발굴해 중소벤처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할 방침이다. 윤범수 이사는 “벤처 생태계를 보면 기업공개(IPO) 외에는 민간투자 회수 통로가 없는데 이 부분을 개선할 다양한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또 “최근 스타트업의 기술에 관심을 갖는 대기업들이 늘어났다”며 “이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역할도 기보가 맡겠다”고 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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