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디폴트 옵션’과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한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0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융투자협회 공동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컨퍼런스’에서 “디폴트 옵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등 연금상품의 장기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근로자가 은행이나 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가 외부에 기금을 설치하고 운용을 맡기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의 운용방식이다. 디폴트 옵션(자동투자제도)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운용되는 제도다. 그동안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크게 낮은 데는 낮은 수익의 원금보장형 금융상품에 대부분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여당의 자본시장 특위에서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인 최운열 의원실 관계자는 “연초부터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법안이 발의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디폴트 옵션과 기금형 도입의 큰 틀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부위원장은 국민이 다양한 연금상품을 선택하고 더 나은 상품으로 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통합연금포털도 전면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자산운용사 육성을 위한 규제 해소 및 해외 진출 지원 방안도 내놓았다. 김 부위원장은 “시장 내 경쟁을 촉진하고 대형 운용사가 출현할 수 있도록 ‘1그룹 1운용사’ 원칙을 완전 폐지하고 사모펀드 운용사가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기 위한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운용사의 해외 진출과 해외투자 확대를 위해 제약이 되는 요인들도 개선하겠다”며 “외화로 투자·운용하는 머니마켓펀드(MMF) 등 외화표시 자산운용상품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회원국인 한국과 일본·호주·뉴질랜드·태국 등 5개국은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펀드 패스포트는 어느 한 회원국에서 패스포트 펀드로 등록된 펀드라면 다른 회원국에서 쉽게 등록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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