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서 적지 않은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고배당주와 우량채권 등을 주로 담은 ‘인컴펀드’에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기업의 실적이 하향조정되는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에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안정적인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컴펀드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많은 가운데 인컴펀드는 종류가 다양하고 운용 전략도 각기 달라 투자 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설정된 70개의 인컴펀드는 올해 연초 이후(5월 8일 기준) 3,181억원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집계된다. 업체가 분류하는 40개 테마펀드 가운데 퇴직연금 등 연금형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분야가 바로 인컴펀드다. 특히 같은 기간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2,191억원이,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3,79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인컴펀드는 채권, 부동산, 고배당주 등을 주된 투자 자산으로 삼아 일정 기간 동안 꾸준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앞서 유럽 재정위기, 미국재정 절벽, 경기 둔화 등 투자환경이 불확실해졌던 2012년 하반기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요즘같이 불투명한 경기 전망에 증시가 지지부한 움직임을 보일 때 투자자들은 인컴펀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컴펀드는 경기 사이클과 관계없이 꾸준히 배당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는 고배당주나 시장 변동성에 다소 덜 민감한 방어주를 위주로 투자 자산을 삼는 전략을 취한다”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경기 둔화 우려 속에도 지속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상품”이라고 했다.
올해 수익률도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컴펀드의 올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7.81% 수준이다. 특히 장기 수익률을 보면 펀드의 큰 장점인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1년 간 인컴펀드의 수익률은 3.47%로 집계되는데, 지난해 글로벌 증시 하락장에 대규모 손실을 떠안은 기타 펀드와는 차별화를 가진다는 평가다.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배당주펀드와 가치주펀드 역시 같은 기간 동안 각각 -7.03 %, -8.83%로 손실을 기록했다.
개별펀드별로 보면 ‘한국투자중국고배당인컴솔루션증권투자신탁’이 연초 이후 21.23%의 수익률을 내 성과가 가장 두드려졌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과 ‘ABL알리안츠인컴앤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이 각각 12.54%, 12.12%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인컴펀드 중에서도 채권형에 수요가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들어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는 글로벌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혼합자산자투자신탁’으로 연초 이후 늘어난 설정액만 3,003억원에 달한다. 포트폴리오 중 국내 채권의 비중이 75%를 웃도는 ‘신한BNPP스노우볼인컴증권투자신탁’도 올해 97억원이 유입됐다. 달러로 국내 MMF(머니마켓펀드)에 투자하는 ‘신한BNPP달러화단기인컴증권투자신탁’은 108억원 자금이 들어왔다.
다만 인컴펀드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등 종류가 다양하고 운용 전략이 각기 달라 투자 전 상품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컴펀드는 종류가 다양한데 상품이 어떤 전략을 추구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사전에 기대 수익률과 리스크를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