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부터 우리 주식시장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이슈가 올해도 다시 돌아왔다. 더욱 강력해진 가운데 횟수와 규모가 증가했다. MSCI지수 관련 이슈를 머릿속에 넣지 않는다면 시장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다.
MSCI의 정체부터 알아야 한다. MSCI지수란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에서 산출, 발표한다. 1969년부터 글로벌 선진국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지수 산출을 시작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을 선진시장(DM)과 신흥시장(EM), 프런티어시장(FM)으로 구분한 후 국가와 사이즈·산업별로 다양한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MSCI지수의 파워는 추종자금에서 나온다.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미국계 투자기관의 상당수가 MSCI지수를 벤치마크로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MSCI신흥국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1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장지수펀드(ETF)로 대표되는 패시브시장의 확대는 MSCI의 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고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MSCI의 주가는 최근 5년간 다섯 배가량 상승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MSCI의 분류에서 신흥국에 속한다. 같은 신흥국에 속해 있는 중국이 문제의 발단이다. 중국 본토 상장기업의 경우 내국인만 투자할 수 있는 A주와 외국인이 투자 가능한 B주로 구분된다. MSCI는 외국인투자가의 입장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가 불가능한 A주는 MSCI의 분류에 편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강퉁과 후강퉁이 열렸다. 선전과 상하이 거래소를 홍콩 거래소와 통하게 한다는 의미인데 이를 통해 외국인투자가의 중국 A주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다.
중국 A주에 외국인투자가들의 자금이 몰렸고 중국 A주를 MSCI중국에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꾸준히 개진됐다. 결국 2018년부터 편입이 결정됐다. 중국 A주의 시가총액을 고려해 연도별로 부분 편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2018년에는 중국 A주 시가총액의 5%가 편입됐고 올해는 15%포인트 증가한 20% 편입이 예정돼 있다. 중국 A주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의 ADR이 신규로 MSCI신흥국지수에 편입된다. 이에 따라 MSCI신흥국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한국 비중의 축소는 고스란히 외국인의 한국물 매도로 연결된다.
올해는 5월과 8월·11월에 걸쳐 앞서 언급한 국가들의 편입이 이뤄진다. MSCI신흥국지수 내에서 한국의 비중은 1%가량 낮아진다. 이는 대략 11조원의 한국물 매도로 추산된다.
문제는 올해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는 2020년에도 중국 A주의 MSCI신흥국지수 편입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MSCI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는 만만치 않다. 이와 유사한 이슈가 존재했던 과거 사례를 보면 MSCI 리밸런싱 관련 타깃이 되는 대형주보다는 중형주와 소형주의 성과가 양호했다는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중국 A주 편입이 시작되는 이번 5월 말은 중요한 투자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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