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와 더불어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 작가로 꼽히는 유영국(1916~2002)의 작품이 경매 최고가 경신에 나선다.
케이옥션은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진행하는 ‘5월 경매’에 유영국의 1960년작 ‘작품’을 추정가 7억5,000만~13억원에 출품한다. 유영국은 지난해 9월 경매에서 1959년작 ‘작품’이 6억원에 낙찰된 것이 최고가 기록이다. 따라서 이번 작품이 시작가를 넘겨 낙찰될 경우 작가의 경매 최고가를 다시 쓰게 된다.
이번 출품작은 130.3×162.2cm 캔버스에 그린 유화로 밝은 연두색부터 짙은 초록까지 녹색조가 주를 이루는 대작이다. 이중섭과 같은 나이인 유영국은 김환기 등과 동시대 작가로 활동한 데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편이다. 지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작가 탄생 100주년 대규모 회고전을 기점으로 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열리기 시작했다. 갤러리현대가 꾸준히 유영국의 작품을 소개해 왔으며 최근에는 국제갤러리도 유영국 전시를 개최했다. 특히 국제는 지난 3월 아트바젤 홍콩에서 ‘전속 작가 미니 회고전’ 성격으로 유영국의 별도 전시를 열었고 해외 컬렉터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 경매에 나온 1960년작 ‘작품’은 유영국이 밝고 강렬한 원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무렵의 의미있는 작품이다. 붓이 아닌 페인팅 나이프로 그은 날카로운 선의 흔적이 긴장감을 드높인다. 그간 경매에서 거래된 유영국의 그림은 100점이 채 되지 않는다.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거래량으로는 작가의 강직한 추상성이 완성된 1970~80년대 작품이 가장 많으나, 가격대는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작품이 평균 낙찰가 약 4억원 수준으로 가장 높다. 희소성 때문이기도 하나 색으로 만들어낸 특유의 질감과 생명력을 연상시키는 작품 분위기 때문이다.
케이옥션은 이번 경매에 유영국을 비롯한 국내외 대표작가의 205점, 약 125억원어치 작품을 경매에 올린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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