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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정상욱 교수 "韓, 롤모델 삼을 저명한 과학자 없어…인재발굴 어려워"

과학도 꿈꾼다면 호기심 가지고

거침없이 소통해야 창의력 커져

정상욱 미국 럿거스대 교수./오승현기자




“거리마다 근대 과학자의 동상을 세워놓는 유럽과 달리 한국에는 학생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과학자가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정상욱 미국 럿거스대 교수는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서울포럼 2019’의 부대행사인 유스포럼에 참석하기에 앞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과학계의 특징은 단기간에 집약적으로 성장한 탓에 시니어 과학자의 리더십이 약하고 연구 분야가 다소 확장돼 있다는 점”이라며 “차기 과학 인재를 육성해 균형을 맞춰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16일 ‘칸막이를 허물어라-창의와 소통’이라는 주제로 창의적 인재 육성과 과학기술 발전 방안에 대해 강의한다.

정 교수는 미국 UCLA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AT&T벨연구소를 거쳐 현재 럿거스대 양자재료합성센터·신소재연구센터 설립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포항공대와 중국 난징대 방문교수도 역임해 선진국 과학·인재 육성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한국인 과학자로는 노벨물리학상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이에 대해 “노벨상 수상 여부를 떠나 좋은 자극이 된다”며 “최근에도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소통의 정도가 창의력의 폭을 결정짓는다며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아시아의 문화적 특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와 허물없이 대화할 수 있는 유럽 문화는 생각의 폭을 자유롭게 한다”면서 “반면 위계질서가 분명한 아시아권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창의력이 떨어지는 문화적 한계가 있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내세울 만한 저명 과학자가 없어 학생들이 자극을 받지 못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정 교수는 “근대 과학역사가 짧은 탓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과학자를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라며 “롤모델로 삼을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 과학 인재를 발굴하기 더 어려운 환경으로 만들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학문적 성취 못지않게 호기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년 시절 집에 있는 과학 전집 5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손에서 놓지 못했다는 정 교수는 그 시절 깨친 ‘앎의 즐거움’이 지금까지 연구를 이어온 원동력이라고 했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것도 물리학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다. 정 교수는 “한국이라면 은퇴할 나이지만 아직도 연구가 즐겁다”면서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진리 탐구의 기쁨을 경험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윤희·백주원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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